포커스 iN
파워iN터뷰
  • 서창호
  •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 chsuh@kaist.ac.kr

IEEE Fellow 2023  

무한용량 통신기법과 최적의 분산 저장시스템 개발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IEEE Fellow 2023으로 선정되신 KAIST 서창호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정보이론과 AI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서 현재는 신뢰할 수 있는 AI 연구에 주력하여 기술과 윤리의 밸런스를 맞춘 올바른 AI 구현을 위해, 연구자로서 교육자로서 고민하며 진취적으로 실천해 나아가는 교수님과의 파워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의 서창호라고 합니다. 학부와 석사 과정을 카이스트에서 마치고, 이후 삼성전자에서 대략 4년 반 동안 일했습니다. 삼성에서의 근무 기간 동안에는 통신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유학으로 버클리로 이동한 이후, 통신에 근간을 두는 "통신수학" 혹은 전문적으로는 "정보이론"이라 불리는 분야를 연구했습니다. 박사 학위 취득 후 1년간 MIT에서 포스닥으로 근무했고, 2012년 카이스트에 교수로 부임하였습니다. 교수로 부임한 이후에는 분야를 확장하여 AI 연구를 시작하였고, 현재는 주로 AI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전기·전자·컴퓨터·통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석학회원(Fellow)으로 선정되신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기쁘고 영광입니다. IEEE Fellow 선정 절차는 다소 독특한데, 이 점이 저에게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IEEE Fellow 심사에는 두 가지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많은 업적보다는 두 가지 주요 업적에 중점을 둔다는 것입니다. 양보다는 질을 더욱 중시한다는 것이며, 이는 제 연구 철학과 일치하는 선정 기준이었습니다. 둘째는 Fellow 선정에는 TO가 정해져 있습니다. 전체 회원 중 0.1%를 초과해서는 안 되는데, 이것이 해당년도에 우수한 후보자가 많은지 적은지에 따라 당선 여부가 결정되므로, 어느 정도의 운이 작용합니다. 따라서 저에게는 운이 함께 작용한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 주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의 주 연구 분야는 통신과 인공지능입니다. 통신은 앞서 말씀 드렸듯이 박사과정까지 주 연구 분야였습니다. 통신은 송신자가 수신자에게 정보를 보내는 과정인데, 저는 정보를 얼마나 전송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한계치인 통신용량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 분야는 수학을 많이 사용하므로 "통신수학" 또는 "정보이론"이라고도 합니다. 

두 번째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입니다. 카이스트에 부임한 이후 인공지능 분야로 전향했다 했는데,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어렸을 때부터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듯이, "인간과 같은 기계를 만들 수 있을지?" 저 또한 궁금했습니다. 둘째로, 통신과 인공지능이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통신과 인공지능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둘 다 수학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수학을 흥미롭게 해왔고,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었기에 연구 분야를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2023 IEEE Fellow 선정에 있어 무한용량 통신기법과 최적의 분산 저장시스템 개발에 대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으셨습니다. 해당 연구업적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두 가지 주요 업적으로 Fellow에 선정되었다 했는데, 첫 번째 공로는 "무한용량 통신기법 개발"이었고, 두 번째는 "최적의 분산시스템 개발"입니다.

일대일 통신은 가장 간단한 형태의 통신입니다. 하지만, 다수의 사용자들이 동시에 통신하려는 경우, 다대다 통신이 발생하고 이들 간에 간섭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한 일은, 다대다 통신에서도 마치 간섭이 없는 것과 같은 통신 성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인 것입니다. 일대일 통신 링크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비례하여 전체 통신용량이 증대되는 일명 "무한용량 통신기법"을 개발한 것입니다

두 번째 공로는 저장시스템에 관한 것입니다. 구글의 데이터센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와 같은 대규모 저장시스템에서는 데이터 손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저장매체가 값 싸고 취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구 비용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분산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저장시스템에서 데이터 손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현재 AI 기술 발달로 편리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AI 신뢰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이와 관련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슈들에 대한 교수님의 소견과 더불어 진행하시는 연구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요즘 ChatGPT가 등장함으로써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이며, 신뢰성에 대한 고민도 더해질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신뢰할 만한가요? 기술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데이터에 편향성이 있을 경우, 이를 통해 학습된 인공지능은 편향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OpenAI는 ChatGPT를 설계할 때, 사람의 피드백을 활용하여 편향성을 줄이고자 했습니다. ChatGPT가 생성한 문장을 사람이 살펴본 후 편향성 여부를 판단하고, 이를 ChatGPT를 튜닝하는 데 활용한 것입니다. 즉 사람의 피드백을 통해 강화학습을 시킨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비용적인 문제로 심판단의 규모를 키우기 어려워 소규모로 가져가야 하는데, 이 경우 심판단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OpenAI는 ChatGPT를 이미 런칭하였고, 구글, 메타를 비롯한 많은 경쟁사들은 자신들의 챗봇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기술 전쟁판이 벌어진 것입니다. 기술의 파급력이 클수록 상용화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지나친 경쟁에 의해 무분별하게 기술이 대중에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 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첫째, 정부가 인공지능 윤리강령을 만들어 이를 지키는 기술만을 상용화시키는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가 이루어 져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의 피드백을 통해 강화학습시키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이 투입되기에, 규모가 커질 경우 비용이 크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효율적인 방법이 개발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저의 최근 연구이기도 합니다.


▶ 구글과 AI 교육과정 공동개발의 일환으로 수업 교재를 자체 개발하여 발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I 관련하여 4가지의 수업 교재를 개발하였고 이를 textbook으로 발간하였습니다. AI 기저에는 수학이 있다 말씀드렸는데, 본 책은 AI에 필요한 수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행렬, 확률, 최적화 등. 이는 AI의 핵심이 되는 수학 분과들인데, 어떤 분과를 다루냐에 따라 4권의 책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모든 책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AI에 필요한 수학만을 다룬다는 것입니다. 주변에 수포자가 많은데, 이는 어렸을 적에 수학을 지나치게 많이 학습했기 때문이라 봅니다. 동기부여가 된 상태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무작정 주입식 교육을 시키니 학생들이 쉽게 흥미를 잃게 되는 겁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본 책은 AI에 필요한 수학 분야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AI에 대한 관심과 동기부여를 가지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둘째, 프로그래밍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기 위해 알고리즘을 수행하는 프로그래밍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파이썬, 텐서플로우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이론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히며, 실제적인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 교수님에게 영향을 미친 인물 또는 귀감으로 삼으신 연구자가 있다면?

저의 박사과정 때의 지도교수님입니다 (David Tse). 저의 연구스타일 뿐 아니라, 논리적인 사고 방법, 논문 작성 방법,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등 거의 모든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존경과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책을 쓸 수 있었던 이유도 지도교수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지도교수님은 강의 시 textbook을 사용하지 않으시고, 대신 매 강의마다 5~6페이지 되는 강의노트를 만들어 핵심 내용만을 가르치셨습니다. 이러한 군더더기 없는 강의 방식으로 매우 유익한 수업을 받았습니다. 저도 이에 영향을 받아, 카이스트에서 매 강의 시 강의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노트들이 쌓이다보니 결국 책으로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지도교수님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연구자로서 후학 양성의 멘토로서 교수님만의 가치관이 있다면?

연구자로서 저는 "아는 것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연구는 쉽지 않습니다. 풀리지 않는 문제로 씨름하는 시간이 허다합니다. 설령 문제를 해결해 논문을 쓸 수 있다 해도 심사에서 리젝되는 일이 부득이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연구는 마라톤 경주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연구의 핵심은 포기하지 않고 열매가 맺힐 때까지 완주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는 것에 대한 열정”은 이러한 도전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동력이 됩니다.

선생님으로서, 저는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시켜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봅니다. 카이스트에서 11년간 다수의 학생들을 지도해 온 결과, 성공 혹은 무언가 성취를 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일을 할 때 명확한 목적의식을 갖고, 즉 동기부여가 된 상태에서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머리가 좋아도 동기부여가 없으면 번아웃되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지식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하는 것이 좋은 멘토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본인의 논문을 꼽는다면?

2017년에 지도학생과 작성했던 논문*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박사과정 말미에 지도교수님과 함께 만들었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중요하고 임팩트가 있는 문제라 생각했고, 졸업하기 전에 꼭 풀고 싶었는데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난제였습니다. 어쩌면 영원히 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카이스트에 부임했는데, 교수가 되니 난제에 집중할 시간과 여력이 없었습니다. 난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4~5년이 지난 후, 지도학생 중 한 명이 그 난제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저는 학생에게 난제를 풀라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모든 사람이 다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학생은 머리가 비상하고 특히 난제를 풀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학생이 혹시 난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저와 학생은 수많은 미팅을 하면서 난제의 실마리를 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고 1~2년을 보낸 거 같은데, 마침내 그 학생이 난제를 해결했고 저널 논문으로 출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고, 교수 생활하면서 가장 기쁜 순간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학생의 지치지 않는 체력과 열정, 그리고 저의 학생에 대한 믿음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 도움이 될 만한 분야 관련 사이트 또는 서적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연구 관련해서 책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연구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꼭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그것은 논문을 쓰는 것입니다. 그러나 논문 작성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대학교 교과과정에서는 논문 작성 방법을 가르쳐 주는 과목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저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논문 작성에 대한 도움이 될 만한 노트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Information Theory for Data Science라는 최근에 출간한 책에 부록에 넣었습니다. 논문 작성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미래를 선도하는 공학자로서 이 분야에 관심 있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ChatGPT를 계기로, AI에 대한 관심이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인류는 더욱 AI에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인류의 미래는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AI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책적 규제가 필요할 것입니다. AI 윤리 강령을 기술 발전 과정에 맞게 조정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정책으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AI 기술을 이해하고 있는 후배들이 기술 지식을 바탕으로 정책 실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AI 기술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AI 기술을 선도하는 유능한 후배들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바람직한 AI 윤리 정책을 만들어 나가길 당부합니다.


▶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제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다음 세 가지 연구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율주행 기술"입니다. 향후 5~10년의 미래를 변화시킬 핵심 기술이라고 판단하여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둘째는 앞서 말씀드린 "신뢰할 수 있는 AI"입니다.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을 막기 위한 핵심 기술로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 생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질병 예측 AI" 연구에 관심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DNA 서열만으로 모든 질병을 예측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이 함께 등장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장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 그 밖에 하시고 싶은 이야기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앞서 멘토로서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이에 대한 방법론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동기부여를 위해 저는 "사례 중심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례, 즉 이런 것을 배우면 이렇게 활용할 수 있는 예시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동기부여가 되거든요. 가령, AI 기술을 예시로 드는 것도 좋습니다. ChatGPT와 같은 AI 사례를 보여주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되고 꿈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AI 윤리 교육에 관한 것입니다. AI, 끝내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윤리적이야, 윤리적인 AI를 만들 수 있고,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무서운 세상을 막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따라서 AI 윤리 교육에 큰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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